비 갠 뒤의 고요함, 그 오묘한 비취색 '디아민 셀라돈 캣(Celadon Cat)' 만년필 잉크


레딧 유저들이 빚어낸 오묘한 색채
디아민 '셀라돈 캣'은 레딧(Reddit) 만년필 커뮤니티의 투표로 탄생한 잉크로 유명하죠. 저도 최근에 구매해 사용해 보았는데, 처음 시필했을 때 가장 먼저 받은 인상은 비에 젖은 고궁의 기와나 오래된 청자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빛의 각도나 종이의 질감에 따라 옅은 민트색부터 차분한 회색조가 섞인 녹색까지 다채롭게 느껴지는 컬러였어요. '셀라돈 캣'이라는 이름답게, 조용하고 신비롭게 발을 내딛는 고양이처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은 뚜렷한 색입니다.


드라마틱한 농담
이 잉크는 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부드럽고 매끄러운 흐름을 가지고 있었어요. 색이 연해서 자칫 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펜 끝에서 잉크가 충분히 쏟아져 나와 흐름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어요. 다만 연한 색감과 강한 농담 표현 때문에 일부 획이 흐릿하게 보일 수는 있습니다. 테스트지 모두에서 확실한 농담이 나타나는데, 별도의 테가 뜨지 않아도 색상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키키 KiiiKiii 'I do Me'가 떠오르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잉크를 시필하면서 이 노래가 들리더군요. 25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던 시절 정말 열심히 들었던 노래입니다. 몽환적이고 빈티지하며, 나는 나대로 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색이라고 할까요?🙄 혹시 이 노래를 모르신다면 꼭 한번 들어보시길 추천해요. '세라돈 캣'의 분위기와 결이 비슷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제 취향에 꼭 맞는 잉크였습니다. 빈티지한 색상과 농담 표현이 훌륭해서 만년필에 넣었을 때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만년필의 종류에 따라 좀 흐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잉크의 풍부한 변화를 보고 싶다면 딥펜으로 사용할 때 더욱 예쁘게 표현되긴 합니다. 차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색감, 그리고 드라마틱한 농담을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잉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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