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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만든 아픔을 치유하는 여정 '달의 바다' - 정한아 / 문학동네

더안 2023. 11. 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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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만든 아픔을 치유하는 여정 '달의 바다' - 정한아 / 문학동네 

달의 바다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작가

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었던 드라마 '안나'의 원작 소설이었던 [친밀한 이방인]의 정한아 작가의 새로운 소설... 이라고 생각했으나 찾아보니까 데뷔 소설이라 할 수 있었다. 2007년에 문학동네 공모전에서 당선되었던 작품을 다시 출간한 작품으로 어쩐지 읽다보면 가끔 작가의 나이가 가늠되는데 [친밀한 이방인]을 읽을 때보다 어린 작가가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찾아보니 [친밀한 이방인]보다 훨~ 씬 전에 쓰여진 작품이었다.

 

 

 

[달의 바다]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이방인]보다 아쉽기는 했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요소는 많은 작품이었다. 그래서 나는 정한아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싶어졌다. [친밀한 이방인]은 뭔가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보여주면서 약간은 무거운 느낌이었다면 [달의 바다]는 거짓을 만들어낸 상처를 끌어안는 따뜻한 느낌의 소설이라고 해야겠다.

 

 

<아래부터는 소설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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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깨고 나면 갖고 있던 걸 뺏긴 것처럼 허허로운 마음이 되지만, 그래도 저는 멈추지 않고 다시 꿈을 꾸려고 이불을 끌어당겨요." 

 

 

연이은 실패에 절망만이 남은....

소설의 주인공인 '은미'는 기자가 되고 싶은 꿈이 있지만 5년째 취직을 하지 못하고 백수로 지낸다. 은미에게는 정말 멋진 고모가 있었는데 그 고모는 16년 전 미국으로 이민간 후 연락이 끊겼다. 그런데 그 고모가 할머니에게만 몰래 편지를 계속 쓰고 있었고, 할머니는 우울해하고 있는 '은미'에게 미국으로 가서 고모를 만나고 오라는 특명을 준다.

편지에서 보이는 고모의 생활은 NASA에 취직했으며 우주비행사로 우주를 유영하고 있다는 꿈같은 얘기였다. 은미의 고모는 특출나게 잘났던 것은 맞았지만 '그 정도라고?'하는 의심과 함께 은미의 남사친 '민이'와 미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고모를 만나게 되는데 16년 동안 고모의 생활과 현재 고모의 상황들을 알게 된 은미는 삶의 의미를 깨닫고 그럼에도 우리는 고모를 보고 삶은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인생은 그냥 살아가는 것

 

"누고도 원하는 인생을 살 수는 없다는 것이 너무도 분명해서 삶이 낯설고 불편한 영화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어요. 그저 바라볼 뿐이죠. 하지만 이 세계가 오해 속에서 얼마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떠올려보면 분명히 신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고, 그분을 향해서 큰 소리로 노래라도 불러드리고 싶어요. 지구를 벗어나면 우주, 우주를 벗어나면 또 무엇이 있을지 저는 상상조차 할 수 없거든요.

엄마, 저는 그 모든 순간을 즐겼고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어요. 이걸 위해서 희생했던 것들, 제가 저지른 실수와 오류들 말이에요. 사는 게 선택의 문제라면 저는 제 손에 있는 것만 바라보고 싶거든요.

세상은 언제나 내가 그린 그림보다 멋이 떨어지죠. 현실이 기대와 다르다는 것을 일찍 인정하지 않으면 사는 것은 상처의 연속일 거예요. 나중엔 그 꿈을 떠올리기만 해도 머쓱해지고 말걸요.

 

 

가끔 어떻게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막막한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인가', '나는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는가' 등 많은 일들 속에서 우리는 그저 묵묵히 살아가는 것뿐이죠. 이 소설은 사람들의 기대에 대한 거짓말을 보여주며, 어떤 삶도 나쁘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고모의 삶을 보여주고 우리에게 인생은 그저 조금 더 나아가기 위해 방향을 틀어가면서 살아가는 것뿐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만약 [시선으로부터] 소설을 좋아하셨다면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은 소설입니다. 분량이 적고 잘 읽히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한아 작가는 [친밀한 이방인]에서부터 인간의 거짓말을 많이 다루고 있네요. [친밀한 이방인]은 보헤미안 같은 삶을 사는 거짓말이라고 한다면...[달의 바다]는 할머니에게 하는 거짓말이 있겠네요. 거짓말을 사랑하는 정한아 작가의 팬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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