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 난다

더안 2023. 4. 16. 16:12
반응형
 
지구에서 한아뿐
외계인 경민과 지구인 한아의 아주 희귀한 종류의 사랑 이야기 『지구에서 한아뿐』.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 수상 작가 정세랑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10년 전 쓴 작품을 다시 꺼내어 과거의 자신에게 동의하기도 하고 동의하지 않기도 하며 다시 한 번 고쳐 펴낸 다디단 작품이다. 칫솔에 근사할 정도로 적당량의 치약을 묻혀 건네는 모습에 감동하는 한아는 저탄소생활을 몸소 실천하는 의류 리폼 디자이너다. '환생'이라는 작은 옷 수선집을 운영하며 누군가의 이야기와 시간이 담긴 옷에 작은 새로움을 더해주곤 하는 한아에게는 스무 살 때부터 좋아한, 만난 지 11년 된 남자친구 경민이 있다. 늘 익숙한 곳에 머무르려 하는 한아와 달리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경민은 이번 여름에도 혼자 유성우를 보러 캐나다로 훌쩍 떠나버린다. 자신의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 경민이 늘 서운했지만 체념이라고 부르는 애정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던 때, 캐나다에 운석이 떨어져 소동이 벌어지고, 경민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어딘지 미묘하게 낯설어졌다. 팔에 있던 커다란 흉터가 사라졌는가 하면 그렇게나 싫어하던 가지무침도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아를 늘 기다리게 했던 그였는데 이제는 매순간 한아에게 집중하며 조금 더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준다. 달라진 경민의 모습과 수상한 행동이 의심스러운 한아는 무언가가 잘못되어간다고 혼란에 빠지는데…….
저자
정세랑
출판
난다
출판일
2019.07.31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 난다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대한민국의 SF 대표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정세랑 작가의 책 중 처음 본 책은 '시선으로부터(2020)'입니다. 그 외에도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어진 '보건교사 안은영(2015), '이만큼 가까이(2014) 등의 많은 책을 낸 작가입니다. 편집자로 일하다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는데 SF작품이 많은 작가로 알고 있습니다. 

 

그 남자는 그 남자가 아니야

의상디자인과를 나왔지만 취업을 하지 않고 리사이클링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공 '한아'는 오랜 남자친구 '경민'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민'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매번 한아를 훌쩍 떠나가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캐나다의 유성우를 보러 가겠다니... 들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는 게 한아의 일이기도 하도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한아는 둘의 관계를 이어갑니다. 그런데...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캐나다에서 돌아온 남자친구 '경민'은 왠지 낯설기만 한 모습이었습니다. 하는 모습은 경민이 확실한데 하는 말투, 행동, 눈빛은 경민이 아닌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경민은 자신이 '한아'만을 바라보며 한아를 보기 위해 우주에서 온 존재라고 합니다. 한아는 그런 경민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이전과 달라진 경민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경민은 캐나다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외계인과 몸이 바뀐 걸까요? 

 

지구에서 '한아'뿐

이 소설은 지구에 존재하는 하나뿐인 '한아'의 존재를 강조하면서 환경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한아가 운영하는 가게도 리사이클링 가게를 하고 있고 경민과의 에피소드에서도 지구를 사랑하는 한아의 모습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하나뿐인 지구에 대한 소중함을 알려주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시 지구에 온 경민

소설에는 외계인 '경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마지막엔 우주 여행을 마치고 들어온 지구인 '경민'이 등장합니다. 경민은 자신의 지난날들과 그럼에도 자신을 사랑해 준 한아에 대한 미안함을 가지고 돌아옵니다. 저는 마지막이 좀 아쉬웠어요. 재미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뭔가 경민이 돌아오고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한아를 사랑했던 외계인 경민의 감춰진 비밀이 밝혀질 줄 알았거든요.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지구의 한아를 사랑한 외계인 경민이 왜 그랬는지 이유가 나올 줄 알습니다. 그런데 그런 마무리 없이 진행되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지구의 로맨스를 그린 간결한 소설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만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좀 들었으며 가볍게 읽기 좋았던 소설로 신선함과 작가의 주제 의식도 매우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하지만 정세랑 작가가 '시선으로부터'에서 보여줬던 깊이감은 빠진 느낌이라 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워낙 작가의 필력이 좋아서 쉽게 술술 읽히는 부분이 많았고, 한아와 경민 외에도 주변 캐릭터들도 에피소드들이 재미있었다. '시선으로부터'에서도 느꼈지만, 정세랑 작가는 주인공 외에도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구성하는 힘이 있는 작가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나는 정세랑 작가의 팬이 되어가는 건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