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크 쥐트킨스 / 열린책들
영화 '향수'의 원작 소설
파트리크 쥐트킨스의 이름을 모를 수도 있겠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진 '향수'와 '좀머씨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1985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 '향수'는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이 올랐다. 이 소설은 2006년 영화로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아마도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스토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좀머씨 이야기'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대표 문학에세 빠지지 않는 작품이다. '깊이에의 강요'는 그의 단편 중 하나이다. 사실 단편이라고 하기에도 너무나 짧은 소설이다.
짧은 단편이 주는 긴 여운
향수를 읽었을 때도 심히 충격적이긴 했지만, 파트리크 쥐트킨스의 소설들이 주는 여운은 다른 작가가 주는 감동과는 좀 다른 의미가 있는 듯 싶다. 이 책은 그의 짧은 단편 소설들을 모아 '열린 책들'에서 출판한 책이고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깊이에의 강요'를 매우 추천하지만 이 책의 다른 단편들도 추천할만 하다. 이 책을 구매하고 싶다면 실물을 보고 구매하길 추천한다.
깊이에의 강요
한 젊은 예술가는 비평가에게 작품에 '깊이가 없다'는 비평을 듣게 되고, 그 말을 들은 후에는 더 이상 작업에 열중할 수 없게 된다. 이 비평가 말고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평가에서 그와 비슷한 이야기가 들릴 때면 작가는 점점 그 '깊이'가 없다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나가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결국 더 이상 이 작가는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지경까지 되고 망가져만 간다. 결국 이 화가는 자신의 생을 스스로 마감하고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아이러니하게도 그 비평가의 평가는 달라진다.
나쁘지는 않은데 애석하게도 깊이가 없다
이 소설 속 이야기는 아쉽게도 파트리크 쥐트킨스 또한 들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깊이'보다 나는 그것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한 사람의 펜 끝에서, 혀끝에서 나온 한 마디는 여론이 되고 결국 몇몇에게 들은 비평은 내 머릿속을 지배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의 판단에 지배되는 것이 사람이고, 결국 사람들의 생각이 나에게 전염된다. 결국 주인공은 그 '깊이'라는 말에 지배당해 '깊이'를 찾아다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고 죽고 나서야 달라진 평을 받게 된다. 이토록 얄팍하게 뒤집을 수 있던 평가에 흔들렸던 것인가...
지금 우리는 괜찮은가?
다수가 '거짓'을 믿어버리면 그 거짓은 곧 '진실'이 되기도 한다. 다수의 의견은 곧 우리의 머리를 지배하게 되고, 다른 이의 생각이 곧 내 생각이 되기도 한다. 내가 의견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들은 정말 우리 스스로의 생각일까? 셀럽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많은 SNS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평가질을 받기도 하고 하기도 한다. 그 사람들의 평가는 진짜 '나'를 지배하고 있는 세상 아닌가. 언제든 가볍게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남들의 평가에 우리는 더 이상 지배당하지 말아야 한다.
[개인 평가 4.5 / 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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