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k & Impression

가장 정직한 코랄을 만나다, 디아민 코랄(Diamine Coral) 시필기

더안 2026. 2. 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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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민 코랄 잉크

 

가장 정직한 코랄을 만나다

 

 

만년필을 쓰다 보면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아요.

디아민(Diamine)의 방대한 잉크 라인업을 보고 있으면 정말 화려하잖아요. '마제스틱 블루'라거나 '오로라 보레알리스'처럼 이름만 들어도 눈앞에 풍경이 그려지는 근사한 수식어들이 붙은 친구들이 참 많죠. 그런데 오늘 제가 데려온 잉크는 그런 수식어 하나 없이 아주 담백합니다. 이름부터 딱 두 글자, '코랄'이에요.

 

사실 처음엔 너무 이름이 단순해서 별 기대를 안 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최근에 이 녀석을 직접 들여서 시필해보곤 제 편견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닙이 종이에 닿는 순간, '아, 이래서 이름이 그냥 코랄이구나' 하고 단번에 납득이 가더라고요.

절묘한 균형, 그리고 정직한 발색

보통 코랄색 잉크들을 보면 어떤 건 너무 붉어서 다홍색 같고, 어떤 건 또 너무 오렌지빛이 강해서 귤색 같은 경우가 많잖아요. 게다가 시중의 흔한 코랄 잉크들 특유의 '눈 아픈 형광기' 때문에 금방 질려버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디아민 코랄은 정말 정직합니다. 너무 붉지도, 그렇다고 노란기가 과하지도 않은 딱 그 중간의 절묘한 경계선에 서 있어요. 형광기 없이 차분하면서도 명도가 꽤 높아서, 종이 위에서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느낌이 참 매력적입니다. 무엇보다 눈이 편안하면서도 선명하게 잘 보여서 가독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주고 싶어요.

 

조금은 박하지만, 그래서 더 깔끔한 흐름

이 잉크의 성격은 조금 독특합니다. 잉크가 콸콸 쏟아지는 부드러운 흐름보다는, 약간은 '박하다' 싶을 정도로 절제된 흐름을 가지고 있거든요. 사람에 따라서는 필감이 좀 뻑뻑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건조함'이 아주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는 거예요. 잉크가 과하게 나오지 않으니 획의 끝부분이 번짐 없이 아주 날카롭고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

 

저처럼 종이를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쓰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장점이죠. 만년필 전용지가 아닌 일반 사무용 용지에서도 거미줄처럼 번지는 현상(Feathering)이 거의 없고, 건조 속도도 굉장히 빠릅니다. 다른 코랄 잉크들과 비교해 봐도 선명한 명도를 유지하면서 이렇게 깔끔하게 마르는 잉크는 드문 것 같아요.

세필에서도 죽지 않는 존재감

제가 특히 놀랐던 건 EF닙에서의 발색이에요. 보통 카웨코 스포츠 EF닙처럼 흐름이 박하고 촉이 얇은 펜을 쓸 때는 연한 색상 넣기가 참 망설여지잖아요. 글씨가 흐릿해서 나중에 다시 읽으려면 눈이 침침해질 때가 많으니까요.

그런데 디아민 코랄은 아주 얇은 획에서도 그 쨍한 발색을 잃지 않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세필로 빼곡하게 필사를 해도 존재감이 확실해요. 얇은 펜으로 긴 글을 써도 눈의 피로도가 낮아서, 다이어리 기록이나 공부할 때 쓰기에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아민 코랄은 화려한 테가 뜨거나 드라마틱한 색분리가 일어나는 그런 '기교 있는' 잉크는 아니에요. 하지만 '코랄의 정석' 그 자체를 찾는 분들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을까 싶습니다.

 

맑고 투명하면서도 자기주장이 확실한 색감, 그리고 번짐 없는 깔끔함까지. 혹시 지금 장바구니에 넣어둘까 말까 고민 중이시라면, 한 병쯤은 꼭 들여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네요. 정직한 색이 주는 위로가 생각보다 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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