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강렬한 사랑과 증오의 서사, 폭풍 속을 헤매다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 휴머니스트

더안 2024. 9. 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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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 휴머니스트 

 

영국 문학 3대 비극 '폭풍의 언덕' 

'폭풍의 언덕'은 에밀리 브론테가 쓴 영국 문학의 대표적 비극 중 하나로, '모비딕', '리어왕'과 더불어 3대 비극으로 꼽힙니다. 다양한 출판사를 통해 소개된 작품이지만, 이번에 [휴머니스트]에서 새롭게 출간된 책을 운 좋게 구하게 되었어요. 청소년 시절 읽었을 때는 이해가 어려웠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읽으니 감정의 깊이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작가의 유작으로, 그녀의 짧은 생애를 반영하는 듯해 더 아쉽게 느껴집니다.

 

히스클리프와 캐서린 그리고 워더링 하이츠 

폭풍의 언덕은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을 중심으로 한 복잡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다룬 작품입니다. 언쇼 가문의 아버지가 고아였던 히스클리프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그의 존재는 가족의 질서를 뒤흔듭니다. 힌들리 언쇼는 히스클리프를 질투하지만, 캐서린은 그와 가깝게 지냅니다. 두 사람은 사랑하지만, 사회적 지위와 욕망 때문에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관계로 발전하죠. 그들의 파괴적인 사랑과 증오는 후대까지 이어지며, 폭풍의 언덕과 트러쉬크로스 저택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운명을 보여줍니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이 자신을 떠나가자 복수를 다짐하며, 가문을 몰락시키고 다른 인물들의 인생까지 휘두르죠. 이들의 애증 관계는 사랑과 증오가 서로 뒤엉켜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그 시대를 초월한 인간 감정의 본질을 탐구하며, 현대 독자들에게도 여전히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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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 소설이 유명한 이유

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서 폭풍의 언덕이 레퍼런스로 자주 등장하는 건 그만큼 이 소설이 남기는 강렬한 인상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정말 재밌게 본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서도 주인공이 이 책을 선물했죠.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자존심 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미워하다가도 결국 다시 사랑하게 되는 그 복잡한 감정들이 폭풍의 언덕에서는 매우 현실적이고 섬세하게 표현된 것 같아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기쁨은 내가 죽거나, 아니면 저이가 죽는 걸 보느 ㄴ거야!

폭풍의 언덕에서 약간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소설의 화자가 워더링 하이츠의 하녀였던 '엘렌'이라는 점입니다. 엘렌은 모든 사건을 목격하고 이를 '록우드'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죠. 이 때문에 독자는 엘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데, 가끔 누가 어느 부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헷갈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감정적 장면에서 화자의 시점 변화가 혼란을 주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번역은 깔끔하고, 방대한 분량에도 지루하지 않게 읽히는 힘이 있어요. 이야기가 풍부하고 캐릭터들의 복잡한 감정선이 잘 그려져 있어,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놓치기 어렵습니다.

 

 
폭풍의 언덕
단 하나의 소설로 문학사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긴 에밀리 브론테의 불멸의 걸작. 캐서린을 향한 히스클리프의 빗나간 사랑과 광기 어린 복수는, 그러나 그 비극의 이면으로 찾아올 무한한 평화의 순간을 귀중하게 감추고 있다. 행간을 박차고 나와 날카로운 음색으로 귓속을 긁어대는 인물들의 아우성을 인내심 있게 듣다보면, 1801년 ‘워더링 하이츠’의 문을 여는 에밀리 브론테와 비로소 마주할 수 있다. 출간 당시 비도덕적이고 야만적이라는 이유로 비판받았던 작품은 반세기가 지나 서머싯 몸, 버지니아 울프 등의 극찬을 받으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현재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적인 명작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처음으로 에밀리의 언니이자 《제인 에어》의 작가이며 1850년판 《폭풍의 언덕》의 편집자이기도 한 샬럿 브론테의 ‘서문’을 실었다.
저자
에밀리 브론테
출판
휴머니스트
출판일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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