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막장 드라마를 사랑하는 킬링 머신 '머더봇 다이어리' 애플티비 추천


머더봇 다이어리
"나는 감정을 느끼끼 싫다. 하지만 일단 누군가를 걱정하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는 것 같다."

해킹으로 자아를 찾은 보안 유닛 '머더봇'
스스로 제어 모듈을 해킹해 자유와 자아를 얻은 로봇이라는 설정 자체는 아주 파격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진짜 포인트는 주인공의 '성격'에 있습니다. 스스로를 '머더봇'이라 명명해 놓고는 정작 인간의 막장 드라마를 시청하는 게 유일한 낙이며, 인간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합니다. 특히 자아를 찾을 머더봇이 인간들의 사건에 휘말릴 때마다 시종일관 '귀찮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결국 개입하게 되는 모습이 매우 유머러스하게 연출됩니다.

건조하고 냉소적인 1인칭 시점
이 작품은 유독 1인칭 독백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내용이 주로 함께 탐사를 떠난 과학자 팀에 대한 '뒷담화'라는 점이 정말 재밌습니다. 머더봇은 시종일관 인들의 행동을 관찰하며 '쟤는 왜 저럴까?', '역겹다', '성가시다' 같은 냉소적인 평가를 내뱉습니다. 하지만 말로만 귀찮다면서도 과학자들이 위험에 처하면 누구보다 먼저 몸을 던져 그들을 구하는 '츤데레'같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인간과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극도로 꺼리면서도 결국 인간을 돕고 마는 머더복의 고뇌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몰입갑을 줍니다.

괴상한 과학자 집단
히피같은 느낌의 과학자 집단이라고 해야 할까요? 처음 등장할 때부터 괴상한 행동을 하는데, 보안 유닛의 구입을 결정하는 부분에서 다 같이 손을 잡고 '음-'소리를 내며 마치 텔레파시로 소통하는 것 같은 장면은 이 시리즈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가는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또, 처음 우주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모여서 요상한 춤을 추고, 기지에 낙서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역겹다'고 하는 머더봇의 모습에서 이들의 관계가 앞으로 얼마나 웃기게 진행될지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포괄적 휴머니즘을 실천하는 과학자들
과학자 집단인 '프레저베이션 탐사대'의 멤버들도 머더봇 못지않게 개성이 넘칩니다. 리더인 멘사를 향한 구라틴의 깊은 신뢰와 사랑, 인종이 제각기 다른 멘사의 일곱 자녀, 그리고 자연스럽게 묘사되는 동성애 등 다양성이 돋보이죠. 특히 극이 진행될수록 동성애를 넘어 다중 연애(폴리아모리) 관계까지 등장하며,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매우 자유롭고 geek 한 집단의 면모를 가감 없이 그렸습니다.

The Rise & Fall of Sanctuary Moon
매 회 에피소드에 '머더봇'이 애청하는 드라마로 <거룩한 위성의 흥망사>가 나오는데, 이 짧은 막장 드라마를 보여주므로 지금 머더봇의 감정, 상황, 혹은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암시하는 복선 역할을 합니다. 특히 특정 상황에서 주인공이 자신을 드라마 속 인물로 대입하거나, 드라마의 연출 방식을 빌려오는 장면은 극의 지루함을 덜어주는 흥미로운 장치였습니다.
<여기부터는 약간의 스포가 포함될 수 있으니 시리즈를 시청 후 보세요>


조작된 과거와 거대 기업 '더 컴퍼니'
시즌 1에서 자세히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은 보안 유닛 시절 저질렀던 '대량 학살'의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고려할 때, 진정한 흑막은 로봇을 제작하고 이를 이용해 비인도적인 학살을 자행한 거대 기업 '더 컴퍼니'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즌 1의 마지막, 머더봇은 안락한 정착 대신 홀로 여정을 떠나는 길을 택합니다. 이는 아마도 자신의 시스템에 각인된 과거 살인의 흔적과 그 진실을 추적하기 위한 선택일 것입니다.
<머더봇 다이어리>는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으로 SF와 코미디를 적절하게 섞어 놓은 느낌이었습니다. SF의 문턱을 낮추면서도 캐릭터의 깊이는 놓치지 않은 작품 같았어요. 주인공 '머더봇'의 1인칭 시점에서 내뱉는 독백들이 정말 유머러스하며, 그 안에 인간미를 잃지 않는 모습도 캐릭터를 잘 살린 것 같았어요. SF 장르를 좋아하시면서 방대한 서사보다는 약간의 음모와 유머러스한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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